뇌 영역 간 소통을 자극 표적으로 삼은 200마이크로와트 칩 LogSync

뇌 영역 간 소통을 자극 표적으로 삼은 200마이크로와트 칩 LogS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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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소스:HN + web research

2026년 9월,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교(EPFL) 연구팀은 《IEEE 고체회로 저널》(JSSC)을 통해 초소형 이식형 칩 LogSync를 발표했다. 이 칩은 시스템 총 소비 전력이 196마이크로와트에 불과하면서도 32개 신호 채널과 기계학습 엔진을 칩 하나에 집적했다. 기존의 이식형 장비가 단일 뇌 영역 모니터링에 집중했던 반면, LogSync는 뇌 영역 간 동기화 리듬을 체내에서 직접 해독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전통적인 신경조절 치료는 뇌를 독립된 부품의 집합으로 간주해 왔다. 임상 현장에서는 주로 특정 뇌핵을 향해 고정된 주파수의 전기 자극을 계속 전달하여 증상을 억제하려 했다. 그러나 LogSync는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뇌 영역 사이의 통신 상태 자체를 칩 상에서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분류하는 핵심 신호로 삼았다. 많은 정신 및 신경 질환은 네트워크 협동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진정으로 조절해야 할 대상은 고립된 물리적 표적이 아니라 뇌 영역을 잇는 통신 경로다.

단일 뇌 부위 자극으로는 복잡한 감정 조절 실패를 해결할 수 없다

뇌심부자극술(DBS)은 수십 년간 임상에 적용되어 왔으나, 현재 널리 쓰이는 장비 대부분은 개루프(오픈 루프) 방식에 머물러 있다. 전극을 뇌 심부 핵에 이식한 후 장비는 미리 정해진 빈도로 자극을 계속 방출한다. 이처럼 쉼 없이 가해지는 자극은 환자의 즉각적인 뇌 상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해 배터리가 빠르게 닳고 원치 않는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일부 최신 기기가 감지 기능을 갖추었더라도 관찰 범위는 단일 표적 영역에 국한된다. 단일 전극이 국소 전위를 기록하다가 비정상적인 파형이 포착되면 자극을 가하는 구조다. 단일 지점 조절 방식은 파킨슨병의 손 떨림을 억제하는 데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강박장애(OCD) 같은 복잡한 정신 질환 앞에서는 뚜렷한 한계에 부딪혔다.

복잡한 감정과 정신 상태는 특정 뇌 영역 하나에만 고립되어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두엽과 편도체 사이의 소통이 막히면 심각한 감정 조절 장애가 촉발된다. 단일 전극은 국소 신경세포의 발화는 측정할 수 있지만, 뇌 영역들이 위상을 맞춰 협력하고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한다. 맹목적으로 계속되는 개루프 자극은 정확한 개입 타이밍을 맞출 수 없어 어긋난 신경망을 복원하기 어렵다.

LogSync 칩 실물 사진: 크기가 약 4×2mm에 불과한 LogSync 칩 실물. 출처: EPFL / Lundi13 (CC BY-SA 4.0).

32채널을 196마이크로와트에 압축한 로그 영역 연산 아키텍처

뇌 내부에서 다중 영역 네트워크를 분석하려면 엄격한 전력과 발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주변 생체 조직의 손상을 막기 위해 체내 이식 칩 표면의 온도 상승은 1도 미만이어야 하며, 시스템 전체 소비 전력은 대개 수백 마이크로와트 이내로 제한된다. 그러나 통상적인 신호 상관관계 및 위상 동기화 분석은 방대한 부동소수점 행렬 연산을 수반한다. 이러한 연산은 수 밀리와트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므로 체내 이식 칩에 직접 담아내기 어려웠다.

EPFL 통합신경기술연구실(INL)은 계산 구조를 수학적 수준에서 완전히 재설계했다. 연구팀은 모든 신호 처리를 ‘로그 영역(logarithmic domain)‘으로 변환했다. 로그 공간에서는 전력 소모가 큰 곱셈과 나눗셈이 단순한 덧셈과 뺄셈으로 바뀌고, 복잡한 지수 연산은 선형 비트 시프트로 단순화된다. 전력을 많이 쓰는 곱셈기를 제거하면서 전체 연산 부담의 약 90%를 덜어냈다.

이러한 수학적 혁신 덕분에 LogSync는 4×2mm 크기의 단일 칩에 완전한 폐루프 처리 구조를 집적할 수 있었다. 32채널 저잡음 아날로그 프런트엔드, 로그 영역 특징 추출 엔진, 적응형 분류기가 하나로 결합되었다. VLSI 2025 학술대회와 JSSC 논문에 발표된 측정 결과에 따르면 시스템 전체 소비 전력은 196마이크로와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LogSync 칩 현미경 확대 사진 사진: 제작된 LogSync 실리콘 다이의 현미경 확대 사진. 출처: EPFL / Lundi13 (CC BY-SA 4.0).

이 칩은 두 가지 네트워크 지표를 실시간 추출한다. 하나는 각 뇌 영역 내부의 국소 주파수 진동 세기이고, 다른 하나는 뇌 영역 간 신호의 위상 동기화 수준이다. 칩 내부의 분류기는 이 두 가지 특징을 결합해 뇌 기능 상태를 정확하게 식별한다. 로그 기반 하드웨어가 연산 부담을 획기적으로 압축함으로써 24시간 중단 없는 적응형 온칩 모니터링이 공학적으로 실현되었다.

정서적 각성 오프라인 판별과 쥐 생체 실험을 통한 위상 동기 자극 검증

연구팀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칩의 성능을 검증했다. 첫 번째는 과거 정신과 임상 연구에서 수집된 인간 뇌 신호 데이터셋을 활용한 오프라인 분석이었다. 이 데이터셋은 작업 집중도(인지 부하)의 변화와 감정을 자극하는 영상을 시청할 때 나타나는 신경학적 각성 상태를 기록한 두 가지 과제로 구성되었다.

LogSync 알고리즘은 뇌파 동기화 특징만으로 다양한 인지 부하 수준과 정서적 각성 상태를 성공적으로 분리해 냈다. 표정 분석이나 심박수 같은 외부 신체 데이터의 도움 없이도 오직 뇌 신호만으로 감정 변화의 발생 시점을 짚어냈다. 이 오프라인 평가는 뇌 영역 간 동기화 지표가 감정 변동을 추적하는 신뢰성 높은 디지털 지표로 쓰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두 번째 검증은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와의 협업으로 진행된 생체 내 실험이었다. 공동 연구팀은 마취된 쥐의 운동 피질에 프로토타입 칩을 연결해 실시간 신경 인터페이스 테스트를 수행했다. 칩은 피질 신경망의 뇌파 진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정해진 특정 위상에 맞춰 자극 신호를 정밀하게 내보냈다. 시스템은 마이크로초 수준의 반응 속도를 기록하며 뛰어난 저지연 성능을 입증했다.

EPFL 통합신경기술연구실 연구팀 사진: 마사 쇼아란(Mahsa Shoaran) 연구책임자와 제네바 캠퍼스의 INL 연구팀. 출처: EPFL / Lundi13 (CC BY-SA 4.0).

신경망 전체를 조율하는 적응형 자극 패러다임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NIMH)으로부터 660만 스위스 프랑(약 100억 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되었다. 기존 약물 치료가 듣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 PTSD, 강박장애 등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물리적 치료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INL 연구팀은 이에 앞서 뇌파 기반 텍스트 변환 인터페이스와 고효율 신경조절 기기를 잇달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성과는 관찰의 초점을 고정된 해부학적 위치에서 뇌 영역 간 동적인 협업 관계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INL을 이끄는 마사 쇼아란 교수는 머신러닝 국제 학회인 ICML 2026에서 자기지도학습 모델 RECTOR를 발표하며 행동 수준의 특징 추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연구실에서 파생된 스타트업 Infera Neuro를 통해 해당 하드웨어의 상용화 및 임상 적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제어 논리의 전환은 전기 자극의 기본 틀을 완전히 바꾼다. 장비가 네트워크 통신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면서, 하루 종일 전기 펄스를 쏟아붓는 방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뇌 영역 간 동기화가 무너지는 순간에만 선택적으로 미세한 위상 교정 펄스를 가해 신경 회로를 정상 리듬으로 되돌린다. 이러한 순간적 개입은 기기의 배터리 수명을 대폭 늘리고 신경 조직의 피로도와 내성 위험을 현저히 낮춘다.

과거 데이터 재현에서 환자 임상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

우수한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음에도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기까지는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얻은 감정 분류 성능은 과거 환자 데이터를 재생해 분석한 오프라인 결과에 근거한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실제 환자의 뇌 속에는 움직임으로 인한 잡음과 전극 접촉면의 물리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실시간 온라인 환경에서 뇌 신호를 안정적으로 디코딩하는 것은 오프라인 시뮬레이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

또한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위상 포착 정밀도는 정상적인 운동 피질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정신 질환 동물 질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실험은 아니다. 뇌파 위상 교정이 실제 인간의 우울감이나 불안 증세를 개선할 수 있는지는 향후 진행될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어야 한다.

연구팀은 LogSync를 이식형 자극기를 넘어선 범용 신경조절 연산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 초저전력 로그 연산 구조는 비침습 전기 자극 장치나 집속 초음파 치료기 등 다양한 차세대 뇌 자극 장비에도 결합될 수 있다.

LogSync는 1밀리와트도 안 되는 초소형 반도체로도 뇌 영역 간 복합 네트워크 연산을 온칩에서 실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신경조절의 중심축을 물리적 부위에서 영역 간 정보 연결망으로 전환함으로써, 정신의학은 새로운 치료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공학적 치료의 해답은 고립된 뇌 부위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뇌 영역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신경 리듬을 회복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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