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 1만 개로 음원 스트리밍 800만 달러를 가로챈 사기극이 징역형으로 끝난 이유

봇 1만 개로 음원 스트리밍 800만 달러를 가로챈 사기극이 징역형으로 끝난 이유

스트리밍사이버 범죄기업 소송

데이터 소스:법원 공개 문서와 커뮤니티 논의

2023년 4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전체 음원 카탈로그가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 패밀리 요금제 채널에서 기록한 재생 수는 총 930만 회였다. 그런데 같은 달, 같은 스트리밍 채널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의 54세 평범한 남성이 무려 8,090만 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스위프트의 전체 음원 재생 수를 합친 것보다 8.7배나 많은 수치였다. 마이클 스미스(Michael Smith)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이런 수법으로 7년 동안 800만 달러가 넘는 음원 저작권 로열티를 가로챘다. 그가 동원한 수단은 1만 개의 자동화 봇 계정과 인공지능(AI)으로 대량 생성한 수십만 곡의 가짜 음원뿐이었다.

7년간 이어진 자동화 조작 파이프라인과 800만 달러 착취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800만 달러를 가로채는 데 필요했던 것은 플랫폼의 부정 탐지 시스템을 물량으로 압도하는 공장식 대량 조작 체계였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스미스의 조작 네트워크는 7년 동안 하루 24시간 내내 멈추지 않고 가동되었다. 그는 허위 이메일 주소와 부정한 수단으로 확보한 직불카드를 이용해 수만 개의 봇 계정을 등록했다. 한창때는 가상 환경에서 무려 1만 개의 자동화 프로그램을 동시에 구동하며 지치지도 않고 재생 버튼을 눌러댔다.

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인간의 음악적 창작은 불필요한 사치였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단일 음원을 지나치게 반복 재생할 경우 계정을 차단하는 기초적인 부정 탐지 정책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개별 곡당 재생 횟수를 희석할 방대한 트랙 라이브러리가 필요했다. 그는 공범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엄청난 양의 곡을 최대한 빨리(a TON of songs fast)” 넘겨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초기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그는 한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조악한 음원 수십만 곡을 쏟아냈다.

기계가 생성한 가짜 음원을 유통사에 등록하고, 기계가 조종하는 가짜 봇 계정들이 이를 밤낮으로 스트리밍하면, 현실 세계의 달러화가 고스란히 개인 은행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 2026년 3월 19일, 이 54세의 조작범은 통신사기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마이클 스미스 사진 그림: 기소된 마이클 스미스. 출처: The Quietus 보도 사진(Getty Images)

가짜 재생 수가 진짜 창작자의 몫을 빼앗는 구조

2026년 10월 6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의 존 G. 쾰틀(John G. Koeltl) 판사는 정식 형량을 선고했다. 스미스는 징역 18개월과 출소 후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으며, 범죄 수익금 전액인 809만 달러 상당을 몰수당했다.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의 제이미 맥도널드(Jamie McDonald) 검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을 “초지능(AI)을 악용한 음악 스트리밍 사기에 대해 법무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제기한 형사 사건”으로 규정했다. 연방수사국(FBI)이 직접 주도하여 수사한 이 사건은 데이터 조작 행위에 대한 연방 사법기관의 엄중한 처벌 의지를 보여준다.

이토록 강력한 철퇴가 내려진 배경에는 스트리밍 플랫폼 특유의 음원 로열티 정산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들은 아티스트에게 1회 재생당 고정 단가를 지급하지 않는다. 매달 모든 이용자가 지불한 구독료를 거대한 하나의 정산 풀(Pool)로 모은 뒤, 플랫폼 수수료를 떼어내고 남은 금액을 전체 플랫폼 총재생 수 대비 각 아티스트의 스트리밍 점유율에 비례해 분배(프로라타 방식)한다. 시스템 자체가 철저한 제로섬 게임인 셈이다.

봇 계정이 조작해 낸 가짜 재생 수는 진짜 창작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그대로 갉아먹는다. 법정에서 검사가 지적했듯, 스미스는 실제 인간 청취자를 자동화 봇으로 대체하고, 창작성을 AI 생성 음원으로 대체함으로써 성실하게 활동하는 음악가들과 팬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정당한 로열티를 가로챘다. 빼돌려진 800만 달러가 사기꾼의 주머니로 들어간 만큼, 진지하게 곡을 쓰고 연주한 독립 음악인들의 정산금은 고스란히 깎여나갔다.

징역 18개월 선고를 둘러싼 커뮤니티의 격론

징역 18개월이라는 실형 선고는 기술 커뮤니티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개발자들은 스미스가 플랫폼이 설계해 둔 프로토콜과 메커니즘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했을 뿐이라며 유죄 판결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브라우저의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논리도 등장했다. 만약 1,000명의 실제 이용자가 광고 차단기를 쓰거나 음악 광고를 건너뛴다면, 광고주와 플랫폼이 입는 재정적 손실은 수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그렇다면 전자는 소비자의 정당한 선택권으로 인정받는데, 왜 스크립트를 짜서 음악을 듣게 한 행위는 중범죄 사기가 되는가? 코드를 실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사법 당국의 자의적인 선택적 법 집행이라는 비판이었다.

나아가 대형 IT 기업들의 행태와 비교하며 이중 잣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피고인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대형 상용 소프트웨어들 역시 트래픽을 가로채는 유사한 방식을 써왔다고 짚었다. 일례로 브레이브(Brave) 브라우저는 웹페이지의 기존 광고를 자사 광고로 교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쇼핑 도우미 확장 프로그램 허니(Honey)는 이용자의 제휴 마케팅 링크를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았다. 기업들이 자금 흐름을 뒤바꾸는 행위는 민사 소송으로 다투어질 뿐 형사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비폭력 범죄자를 수감하는 데 연간 5만 달러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사법적 과잉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반면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는 진영은 사기 범죄의 본질적인 경계선을 짚었다. 광고 차단은 광고주가 잠재 고객과 만날 기회를 잃는 것일 뿐, 누군가의 계좌에서 현금이 직접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트리밍 조작은 공유 풀에 모인 타인의 자금을 직접 인출해 가로채는 행위다. 이는 이용약관 위반 수준을 넘어선 명백한 금융 통신사기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날카롭게 반박했다. “민사로만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은행 강도도 ‘은행이 민사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고 주장하면서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된단 말인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그림: 정산 규칙에 대한 도전에 직면한 주요 음악 스트리밍 앱들. 출처: Billboard

기계 조작 재생은 “위조지폐 발행”과 본질이 같다

논쟁의 핵심은 결국 이번 조작 행위가 디지털 인프라에 미친 구조적 파괴로 모아졌다. 과거 음반과 CD 시대에는 자기 돈으로 앨범을 사재기하거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순위를 조작해도 악질적인 마케팅 기만에 그쳤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대에 재생 횟수는 현금 정산 장부와 직접 결합되어 있다. 스트리밍 횟수는 단순한 인기도 지표를 넘어, 컴퓨터 코드로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일종의 ‘전자 화폐’로 변질된 것이다.

스미스가 1만 개의 프로그램과 허위 직불카드를 이용해 데이터를 날조한 과정은 단순한 어뷰징 수준을 넘어섰다. 지하실에서 컬러 프린터로 조잡하게 1달러짜리 지폐를 찍어낼 때, 그 위조 종이 자체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하지만 위조지폐가 시장에 유통되는 순간 진짜 화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통화 시스템 전체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린다. 봇 계정을 통한 재생 수 조작 역시 데이터에 기반해 수익을 배분하는 플랫폼의 신용 기반을 완전히 파괴했다.

이번 판결은 기술 산업계 전체에 새로운 기준점을 세웠다. 재생 횟수를 곧바로 정산 교환권으로 취급하는 프로라타 스트리밍 모델은 쓰레기 데이터를 양산해 현금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유인을 구조적으로 내포하고 있었다. 뉴욕 연방법원의 형사 판결은 명확한 레드라인을 그었다. 정산 풀 모델에서 기계로 가짜 재생 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더 이상 순위를 올리기 위한 꼼수 마케팅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위조지폐를 찍어내는 행위’와 다름없다.

참고 링크:

  •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 보도자료
  • 뉴욕 남부 연방법원 판결문 원문
  • Hacker News 커뮤니티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