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7일, 샤오미가 산업 현장용 바이오닉 로봇손의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신형 로봇손은 21개의 자유도(DoF), 26개의 모터 구동계, 1500개의 고밀도 촉각 감지점을 갖추었으며, 하드웨어 사양은 실제 전기차 공장의 1827개 작업 표준 절차서(SOP)에 맞춰 설계되었다. 이제 체화 인공지능(Embodied AI) 로봇은 전시장 관람객에게 물병을 건네는 시연용 단계에서 벗어나, 빠른 템포로 돌아가는 자동차 조립 공정의 엔드이펙터로 투입되기 시작했다.
1827개 자동차 공정 분석에서 찾은 최적해: 왜 21자유도인가
이족보행 로봇이 기술 전시회 무대에 단골로 등장하지만, 정작 손끝의 엔드이펙터는 오랫동안 콘셉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기존 공압식 2핑거 집게는 규격화된 금형 부품만 집어 올릴 수 있어 유연한 배선 하네스나 비정형 클립 앞에서는 무기력하다. 반면 연구실에서 제작된 다지 로봇손은 구조가 너무 섬세해 거친 생산 라인의 지속적인 기계적 마모를 견뎌내지 못했다.
샤오미는 연구개발의 시작점을 시험 생산 센터로 잡았다. 엔지니어들이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팩토리에 상주하며 16개 핵심 조립 구간의 2579개 작업 절차를 샅샅이 분석했다. 작업 빈도와 동작 재현성을 평가한 끝에 1827개의 표준 공정을 추려내 모션 캡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는 작업자가 손으로 수행하는 전체 공정의 70.8%를 포괄하는 규모다.

그림: 왼쪽부터 6자유도 그리퍼, 사람의 손, 11자유도 그리퍼, 그리고 신형 21자유도 바이오닉 로봇손. 관절 설계의 진화가 실제 사람 손의 골격 형태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출처: 샤오미 기술 공식 발표 (운동학 비교 실사)
이 산업 데이터셋은 무작정 자유도를 늘리는 방식이 정답이 아님을 증명했다. 절제 실험 결과, 6개에서 15개 자유도 구간에서는 파지 성공률 편차가 컸다. 하지만 자유도를 17개에서 21개 구간으로 올리자 안정적인 파지 성공률이 15%에서 38%까지 크게 상승했다. 반면 23개 자유도를 넘어서는 순간 작업 커버리지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되었고 복잡도 대비 한계 효용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결국 21자유도가 작업 유연성과 기계적 복잡성 사이의 균형을 맞춘 최적의 정량적 해답으로 확정되었다. 공장 실측 데이터에 따르면 조립 작업자의 검지 중수수지관절(MCP) 측면 외전 가동률은 103%, 새끼손가락 근위지절간관절(PIP) 굴곡·신전 가동률은 102%에 달했다. 다방향 관절 구동이 정밀 조립의 핵심 기초를 이룬다. 21개의 독립 관절 덕분에 로봇손은 비좁은 차체 내부에서도 파지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모터를 팔뚝으로 옮겨 손 무게를 324g으로 경량화, 장력 센서로 와이어 유격 제거
좁은 공간에 21개의 구동 관절을 밀어 넣을 때 부딪히는 가장 큰 난제는 손 부위의 무게다. 손바닥 안에 26개의 모터를 전부 집어넣으면 엔드이펙터 무게만 1킬로그램을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말단 질량이 너무 무거우면 로봇 팔이 고속으로 움직일 때 심한 진동이 발생해 정밀 위치 제어가 불가능해진다.
샤오미는 구동부를 분리하는 하이브리드 토폴로지 설계를 택했다. 16개의 케이블 구동 모터를 팔뚝 하우징 내부에 배치하고, 손바닥 안에는 핵심 자세를 제어하는 5개의 다이렉트 드라이브 유닛만 남겼다. 이 같은 분산 배치 덕분에 손바닥 본체 무게를 단 324그램으로 줄였다. 가벼워진 손 덕분에 회전 관성이 줄어들어 로봇 팔이 급정지와 급격한 방향 전환을 반복해도 우수한 동적 강성을 유지한다.
케이블(텐던) 구동 방식은 산업 현장에서 와이어 늘어남과 응답 지연 문제를 겪기 쉽다. 고분자 케이블이 수만 번의 반복 인장력을 받으면 소재가 미세하게 늘어나 관절 각도 오차가 생기고, 이는 손가락 탈조나 부품 낙하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구동 경로에 초정밀 장력 센서를 내장했다. 초고속 피드백 알고리즘이 초당 수천 번의 인장력을 측정하며 예압을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케이블 신축이나 기계적 마모로 생기는 스트로크 유격을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상쇄한다. 하드웨어 수준의 장력 제어 덕분에 로봇손은 가느다란 전선 케이블부터 묵직한 서스펜션 금속 링크까지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토크로 쥐어 잡을 수 있다.
손바닥을 뒤덮은 밀리미터급 촉각 센서, 모듈형 설계로 현장 유지보수 해결
복잡한 접촉식 조립 작업을 시각 센서에만 의존해 처리할 수는 없다. 로봇손이 부품 표면에 바짝 밀착하면 카메라 시야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쉽고, 사각지대에서 맞물리는 부품 체결 여부는 오직 촉각 피드백으로만 판단할 수 있다.
샤오미 로봇손 표면에는 1500개의 촉각 감지점이 배치되어 손바닥 전체를 감싸는 감각 배열을 형성한다. 손가락 끝과 손가락 안쪽, 관절 밑부분의 공간 해상도는 1밀리미터에 달하며 손바닥 중앙부도 2밀리미터 해상도를 유지한다. 촘촘한 압력 감지 소자가 물체의 윤곽 모서리를 정확히 식별하고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 미끄러짐을 실시간 감지해 부품이 떨어지는 사고를 막는다.

그림: 바이오닉 로봇손(오른쪽)과 고밀도 데이터 수집 글러브(왼쪽). 작업자가 촉각 글러브를 착용하고 시연 동작을 펼치면 센서 배열이 압력 분포와 관절 각도 데이터를 로봇손으로 실시간 매핑한다. 출처: 샤오미 기술 공식 발표 (하드웨어 실물 사진)
현장 작업 데이터를 인공지능 모델에 효율적으로 학습시키려면 센서 구조의 동형성이 필수적이다. 샤오미는 데이터 수집 장갑과 로봇손 사이에 동일한 센서 배열 설계를 적용했다. 숙련된 현장 작업자가 수집용 장갑을 끼고 표준 작업을 시연하면 손바닥 압력 분포와 관절 각도가 디지털 트윈 환경으로 곧바로 전송된다. 이 구조적 매핑 덕분에 시연 데이터 가공과 정제에 드는 연산 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엔드투엔드 행동 정책 모델의 강화학습 수렴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공장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견디려면 정비 편의성도 필수적이다. 작업장 안개 기름과 금속 분진은 표면의 유연한 센서층을 쉽게 손상시킨다. 샤오미는 손바닥 전체의 촉각 센서 배열을 여러 개의 독립 모듈로 분할했다. 특정 마디의 센서가 마모되거나 고장 나더라도 작업 라인 현장에서 해당 모듈만 즉시 교체할 수 있어, 일부분의 손상 때문에 손 전체를 폐기하는 막대한 정비 비용을 방지했다.
온디바이스 온도 예측 모델로 발열 제어, 15만 회 피로 시험 돌파
소형 전자기계 부품의 연속 가동은 열관리 측면에서도 심각한 도전 과제다. 좁은 팔뚝 케이스 안에 수십 대의 고속 소형 모터가 밀집해 있다. 차체 하부 볼트를 체결하거나 무거운 부품을 지속적으로 쥘 때 코일의 순간 발열량이 급격히 치솟는다. 온도가 한계치를 넘으면 모터의 감자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구동부 윤활 그리스가 변질되어 고장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금속 방열 유로를 설계한 것에 더해 온디바이스 실시간 열 예측 모델을 도입했다. 입력 전류와 각 축의 회전 속도를 바탕으로 제어 알고리즘이 모터 내부 온도 상승을 5분에서 10분 앞서 오차 3도 이내로 예측한다. 열관리 시스템은 이 예측에 따라 모터 출력을 유연하게 재분배한다. 각 손가락이 번갈아 하중을 분담해 전력 피크를 분산시킴으로써 국소 발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

그림: 전기차 공장 실측 동작에서 추출한 손가락 관절 가동 범위와 활용률 절제 데이터. 검지와 새끼손가락의 측면 외전 등 특정 관절 활용률이 100%를 초과하며 구조 최적화의 정량적 근거가 되었다. 출처: 샤오미 로봇팀 시험 생산 센터 (운동학 산출표)
내구성 강화를 위해 외관 이음새에는 미세 통기성 필름과 고열전도 흑연 시트를 둘렀다. 로봇손 전체는 15만 회 이상의 고강도 파지 피로 시험을 통과했다. 극한 환경 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내부 핵심 와이어와 베어링은 반복적인 인장 응력 속에서도 구조적 무결성을 유지했으며 분진 유입과 연속 진동을 성공적으로 견뎌냈다.
전용 그리퍼인가 범용 로봇손인가: 유연 생산 라인 위의 노선 경쟁
체화 조립 분야에는 여전히 상반된 두 가지 기술 노선이 맞서고 있다. 전통적인 공장 자동화 엔지니어들은 구조가 단순한 공압식 전용 그리퍼를 지지한다. 전용 집게는 세트당 수백만 원 수준에 불과하고 평균 무고장 작동 수명이 수백만 회에 달할 정도로 신뢰성이 높다. 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 21자유도를 지닌 바이오닉 로봇손은 지나치게 복잡하며, 26개의 모터를 추가하는 것은 26개의 잠재적 고장 위험을 떠안는 일에 가깝다.
그러나 유연 제조(Flexible Manufacturing)에 대한 요구가 조립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여러 차종을 한 라인에서 만드는 혼류 생산과 맞춤형 사양이 일상화되면서 자동차 조립 라인은 잦은 공정 전환을 맞이한다. 전용 지그를 쓰는 기존 라인은 차종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새로운 금형을 파고 라인을 멈춰 튜닝해야 하므로 치구 창고가 비대해지고 막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한다. 더구나 유연하게 휘어지는 고무 호스 삽입 같은 비정형 작업은 기존 2핑거 집게로는 처리하기 어렵다.
샤오미가 연구개발의 초점을 실제 1827개 SOP에 맞춘 것은 범용 엔드이펙터를 상용화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로봇손 하나가 수백 종의 서로 다른 부품을 능숙하게 쥘 수 있다면, 라인을 전환할 때 새로운 신경망 제어 정책만 내려보내면 되므로 굳이 기계식 그리퍼를 통째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 범용성이 가져오는 공수 절감과 설비 재활용 효과는 초기 하드웨어 개발비를 점진적으로 상쇄해 나간다.
수백만 회의 무고장 가동을 요구하는 기존 산업계 기준에 비하면 15만 회의 수명은 여전히 지속적인 공정 개선이 필요한 단계일 수 있다. 하지만 로봇손이 화려한 전시장 쇼케이스를 벗어나 공차 간섭이 난무하는 실제 공장 라인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범용 로봇이 실용화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한 걸음이다.
참고 자료:
- 샤오미 기술 공식 채널: 산업 현장을 위한 바이오닉 로봇손 탐색 성과
- 샤오미 로봇팀 시험 생산 센터 자동차 제조 공정 절제 분석 데이터